2020.06.23 기독신문 북한 기독교인 행적 찾는 17년 연구 프로젝트 결실
<그루터기> (김병로 윤현기 이원영 천지혁/박영사)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전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등 평생 통일과 남북평화를 위한 연구에 헌신해온 김병로 교수. 그에게는 죽기 전 꼭 이루고자 하는 ‘꿈’이자 ‘소망’이 있었다.
해방 이후 남북분단으로 북녘 땅에 남은 30만 명의 그리스도인 가족들이 공산주의 압제와 핍박 속에 어떻게 생존해 왔는지를 찾고 조사해서 책으로 펼쳐내는 일이었다. 그 소망을 마음에 품은 후 <그루터기>를 펴내기까지 꼬박 17년의 시간이 걸렸다.
김병로 교수는 “‘그루터기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걸고 북한 기독교인의 행적을 찾고자 2003년 시작한 연구가 17년 만에 드디어 단행본 형태로 출간됐다”며 “공산정권이 들어선 이후 그 많던 북한의 종교인과 기독교인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그들의 남은 가족들은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으며 신앙은 과연 유지하고 있는지라는 물음과 궁금증이 그루터기 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였다”고 밝혔다.
오랜 세월 북한을 연구해 온 신앙인의 한 사람으로서 김 교수는 일종의 부채의식 혹은 죄책감을 느껴왔다고 한다. 신앙의 형제자매들이 무참하게 처형되고 짓밟히는 동안 가장 가까이 있어야 할 남한의 기독교인들이 그들의 처절한 고통과 아픔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반세기가 넘도록 돌아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는 죄스러움 때문이었다.
김 교수는 “한국 기독교는 북한 그루터기 신앙인 가족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과 함께 하나님 나라를 세워 나가야 할 책무가 있다”며 “한국교회가 통일과 북한선교를 시대적 사명으로 생각하며 기도하고 있다면, 바로 북녘 그루터기 가족들이 어떻게 믿음을 지켜왔고 또는 버렸으며, 그러한 가정환경에서 그 자녀들이 어떻게 생존해 왔는가를 돌아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루터기>는 이사야서 6장 13절 “그 중에 십분의 일이 아직 남아 있을지라도 이것도 황폐하게 될 것이나 밤나무 상수리나무가 베임을 당하여도 그 그루터기는 남아 있는 것 같이 거룩한 씨가 이 땅의 그루터기니라” 말씀처럼 북녘에서 그루터기로 남은 신앙인들의 삶을 추적해나가고 있다.
<그루터기>는 제1부 북녘 그루터기 생존 역사, 제2부 그루터기 가족의 삶의 궤적, 제3부 생존, 그 이후 등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공저자로 참여한 윤현기 교수(ACTS북한연구원, 평화나눔재단 상임대표)는 “이 책에는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로 부모가 총살당한 후 고아원에서 자란 사람, 부모와 함께 추방된 사람, 신앙의 자유를 위해 은둔해서 살아온 가족 등 다양한 북녘인들의 삶이 담겨 있다”며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아닌, 같은 신앙을 가진 기독교인의 마음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달라”고 밝혔다.
[원본링크] 기독신문(http://www.kid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