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기사 “남북한 진정한 소통의 출발점은 예수 십자가와 부활복음”
기사입력 2021-11-25 12:50 PM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
2021 선교통일한국협의회 가을 세미나 개최
‘분단 73년, 남북한 소통 어떻게 할 것인가?’

▲세미나 현장 참석자들이 단체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70년 이상 이어진 남북 분단은 정치 체제와 이념, 관습, 언어와 문화, 가치관과 도덕성, 세계관과 인간관 등 모든 분야에서 이질화를 심화시켰다. 통일한국 시대를 준비하며, 남북 간 보이는 장벽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장벽까지 허물고 진정한 친구, 가족으로 함께 살아가기 위한 첫걸음으로 ‘소통’을 다룬 세미나가 최근 열려 관심을 불러 모았다.
선교통일한국협의회(선통협, 대표회장 강보형 목사)는 최근 서울 종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1층 그레이스홀에서 ‘분단 73년, 남북한 소통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2021 선통협 가을 세미나를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개최했다.

▲2021 선교통일한국협의회 가을 세미나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여 진행됐다. ⓒ이지희 기자
총 60여 명이 참여한 이 자리에서는 정책당국자, 탈북민의 입장에서 바라본 남북 간 소통 문제와 해결 방안뿐 아니라 실제 한국교회 내에서 한국인과 탈북민 성도들의 소통 성공사례가 공유돼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다. 또한 참석자들은 남북 간 소통의 전제는 상대에 대한 ‘이해와 공감’, ‘존중과 배려’이며, 소통의 정신은 ‘예수 십자가와 부활복음의 능력에 의지한 인내와 사랑’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일상 언어인 소통을 통일신학적 용어로 제시하여, 인격적 상호작용인 소통의 관점에서 통일을 바라보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선통협 사무총장 이수봉 목사의 진행으로 시작된 세미나의 1부 개회 예배는 공동대표 정규재 강일교회 목사의 기도, 자문위원 박영환 서울신대 교수의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마 16:13~20)라는 제목의 설교와 축도, 상임대표 조요셉 목사의 개회사, 고문 양영식 전 통일부 차관의 축사 등으로 진행됐다. 박영환 교수는 이날 “남과 북 통일의 여러 가지 문제를 나누지만, ‘예수가 누구냐’하는 질문에 소통의 출발점이 있고, 소통의 완성과 결과가 있다”라며 “기독교 2000년 역사가 소통의 문제임을 깨닫고,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자로 결심하고 각오하며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조요셉 목사는 개회사에서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면 남북통일도 반드시 놀랍게 도둑같이 올 것을 믿어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닥친 문제는 남과 북의 소통이다. 작은 출발이지만 다가오는 통일의 디딤돌을 놓는 세미나가 되면 좋겠다”고 기대를 전했다.

▲양영식 전 차관이 축사를 전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양영식 전 차관은 축사에서 “남북 간 소통은 늘 우리가 해야 될 과제인데, 특별히 지금 모든 것이 단절돼 있는 시기에 이런 세미나를 하는 것은 매우 귀하다”면서 “소통의 문제는 이웃사랑의 문제이고, 소통의 원리는 부싯돌의 원리로, 사람의 마음도, 몸도 부딪혀야 한다”고 말했다. 양 전 차관은 또 “한국교회는 북녘땅의 형제자매들과 정권담당자들을 분리해서 보고, 강도 만난 자를 돕는 선한 사마리아인과 같이 행하며, 이땅에 온 3만5천 탈북민을 참 이웃으로 생각하여 복음도 심고 사랑의 물도 계속 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종기 아신대 교수가 좌장으로 나선 발표1 시간에 실행위원 양창석 전 통일부 남북회담 본부장(한국기술교육대 초빙교수)은 ‘정책 당국자가 본 남북 간의 소통’에 대한 발표에서 한국의 다양한 소통문화를 안내하고, 남북 간 소통 시 주의해야 할 개인 호칭과 국가 호칭, 최고 지도자 관련 행동 지침 등을 소개했다. 특히 북한 내에서 최고 지도자와 관련해 “초상화를 접거나 뒷 호주머니에 넣거나 휴지통에 버리면 절대로 안 되고, 동상이나 사진에 손가락질도 금지된다”면서 “북에서 최고지도자에 대한 비난이나 말실수는 용인될 수 없다”고 했다.

▲양창석 박사가 ‘정책 당국자가 본 남북 간의 소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양 박사는 남북 간 소통의 핵심은 상대방과의 신뢰 관계 형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도적 지원 등 장차 지킬 수 없는 약속은 자제하고, 북측이 요구사항을 제기할 때 솔직하게 답변하고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며 “충분히 들어주고 우리 측 입장은 실현 가능한 범위에서만 이야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협상이나 거래 시 “실질적 권한을 가진 자 또는 감시자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며, 북측 인사와 1:1 접촉이나 과도한 친절은 위험하고, 감시와 밀고를 의식한 언행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성급한 합의나 애매모호한 표현은 후과가 따르기 때문에 자제하고, 서로 소통하면서 중요한 것은 자꾸 문서로 쓰면서 협의해야 한다”면서 “초기 단계에서는 큰 대가를 치르지 말고, 인내심과 자제력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 박사는 비공식 접촉을 통한 개인적 친분 형성도 중요하다면서 “산책, 식사, 목욕, 선물 등을 통해 라포르를 형성하고, 선물은 주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자존심과 체면을 배려하여 대하고, 선전적 얘기는 논쟁하지 말고 중립적으로 가볍게 대응하며, 탈북자나 납북자, 국군포로 등 남북 간 쟁점은 회피하고 문화 차이로 인한 해프닝에 당황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이주태 원장(좌), 홍상영 사무총장(우)이 토론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이주태 하나원 원장(전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은 토론에서 “동질성 회복과 남북 통합의 관점에서 소통할 때 남북기본합의서 제1장 제1조 ‘남과 북은 서로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토대 위에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통